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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영화

일본 영화 아사코

by §№㏇☆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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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2018년 
감독 : 하마구치 류스케
원작 : 시바사키 도모카 소설
주연 : 히가시데 마사히로, 카라타 에리카

영화 아사코의 시작은 오사카입니다.
여주인공 아사코는 고초 시게오의 사진전을 찾아 서로 손을 잡은 채 나란히 서 있는 쌍둥이 자매를 찍은 사진을 한참 동안 바라봅니다. 흥얼거리며 작품을 둘러보는 한 남자에게 눈길이 갑니다.

영화 아사코의 영어 제목은 ‘Asako I & II’입니다.
사진 전시회는  ‘셀프 앤드 아더스(self & Others)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고요.
쌍둥이 자매, 셀프, 아더스 각각은  Asako I, Asako II와 어떤 대구를 이루고 있는 것일까요?

일본 영화 아사코
출처: 구글

아사코는 사진 전시회를 나와 전시회 카탈로그를 들고는 전시장에서 본 남자의 뒤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계단에 올라 각자 길을 가려는 순간 아이들의 불꽃놀이 소리에 돌아보며 서로를 의식합니다.
폭죽 소리와 반복되는 선율의 음악이 마주 보는 시선과 함께합니다.

그녀에게 다가선 남자가 그녀에게 대뜸 이름을 묻습니다. “이름은?” “응? 이즈미야 아사코(朝子)”
남자는 아사(朝 아침조)가 아침을 뜻하는 이름인지 확인합니다. 그렇다고 답을 하고 그녀 역시 이름을 묻자 

바쿠라고 답을 합니다.
말을 이으려는 여자에게 남자는 갑자기 키스하고 그녀는 당황했지만, 키스를 받아들입니다. 
그들은 키스가 본래의 점이 되고 둘의 사랑은 그 점부터 시작됩니다.
바쿠의 생각대로 이들의 만남은 과연 운명일까요?

일본 영화 아사코
출처: 구글

2009년의 아사코와 바쿠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납니다. 하지만 영화에선 교통사고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선 다루지 않습니다. 바닥에 나뒹굴어진 남녀와 오토바이 잔해만 비춰줍니다.
잠시 후 깨어난 둘은 열렬히 키스를 나눕니다. 놀라 몰려든 주위 사람들에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둘의 운명적인 사랑은 교통사고와 주변인들 따윈 방해가 될 수 없습니다.
그 사고로 몸을 다쳤는지 멀쩡한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첫 만남에서 키스로 규정되어 시작된 그 둘의 사랑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입니다.

자유로운 영혼 바쿠는 갑자기 사라지고 사랑도 갑자기 끝납니다.


2년 뒤 도쿄 


카페를 하는 아사코는 옆 건물 회사에 빌려준 보온병을 찾으러 갔다가 바쿠의 긴 머리와는 다른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한 

그를 쏙 빼닮은 회사원 료헤이를 만납니다. 
오래전 바쿠와 사랑이 키스로 규정해서 시작했듯, 그녀는 처음부터 그가 바쿠라는 이름을 정하고 다가섭니다. 그렇지만, 

료헤이는 바쿠가 아닙니다. 

영화에서 바쿠는 말없이 두 번 집을 나갑니다.
첫 번째는 빵을 사러 간다고 사라집니다. 초조하게 기다리던 아사코는 한 참 후에 나타난 그를 보자 환한 웃음을 지으면 

끌어안습니다. 바쿠는 늦은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중요치 않습니다.

아사코 역시 료에이를 두 번 떠납니다. 
첫 번째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당일이었습니다. 그날은 아사코의 친구 마야(야마시타 리오)의 연극 

공연이 있는 날입니다. 사라진 바쿠에 대해 아사코가 그랬듯, 갑자기 떠나간 아사코를 료헤이는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대지진으로 교통수단이 끊겨 걸어서 귀가하던 길에 아사코와 길에서 마주칩니다. 
그녀가 떠난 이유, 거기에 갑자기 나타난 이유 영화에선 말하지 않습니다.
바쿠와 아사코, 료헤이와 아사코 각각은 묘한 대구를 이룹니다. 

아사코에게 하루요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하루요는 아사코가 바쿠와 사귀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긴 친우입니다.
하루요는 2009년 과거로부터 2016년 쇼핑센터의 유리 칸막이를 두드리면 7년 만에 아사코의 현실에 끼어듭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아사코에 들어온 유일한 인물입니다.

오사카의 사람들과는 다른 도쿄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아사코에게 바쿠와 재회를 암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루요는 싱가포르 사람과 결혼해 이름도 바뀌었고, 성형수술로 얼굴도 바뀌었습니다. 
이름과 얼굴이 달라졌다고 과거의 하루요와 현재의 하루요는 다른 인물일까요?

둘의 사랑을 우려했던 하루요의 등장이 바쿠와의 사랑이 우연에서 운명적인 암시를 불어넣는 인물이 돼서 

나타날 줄이야…
아사코의 사랑의 대상이 안정감을 준 료헤이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농구공 같은 바쿠로 시프트 될 긴장감이 감돕니다.

회포를 푸는 그녀들 사이로 당연히 바쿠라는 남자는 중요한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빌딩 광고판에 유명 모델이 된 바쿠가 등장합니다. 
갑자기 훅 들어온 바쿠라는 인물에 관객을 불안해합니다. 
착한 사람과 예쁜 사랑을 나누는 아사코의 신변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아사코는 내친김에 설거지를 함께하면서 바쿠와의 과거사를 료헤이에게 고백합니다. 
그녀는 바쿠와 대체된 료헤이와의 사랑이 안정기로 들어섰다고 생각했기 떄문일까요?
이제 바쿠라는 존재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요?
과연 료헤이와의 사랑은 계속 지속될까요?
여전히 관객은 불편하고 불안한 심정으로 스크린을 바라봅니다.

하루요와 베드민턴을 치다가 바쿠가 탄 차를 봤을 때, 아사코는 아무 말 없이 떠나는 차의 뒤창을 향해 두 팔을 크게 흔들며 외칩니다. “바이! 바이!”
그렇게 그녀만의 이별 의식을 치릅니다. 어쩌면 아사코가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바쿠의 존재를 떨쳐내지 못한 것은 

자신만의 마침표를 찍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과거 빵을 사러 간다며 바쿠는 아사코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러자 아사코 역시 손을 흔들며 답을 합니다. 

그러나 남자는 손을 흔든 뒤 곧바로 등을 보였기에 아사코가 손 흔드는 걸 보지 못하고 떠납니다. 

아사코 자신의 의도하곤 상관없이 이별이 이루어졌습니다. 그게 이별인지도 의식하지 못 한 체… 

하지만 이제 다시 명확히 손을 흔들어 그 관계에 자신만의 의식을 명확히 합니다.
이번에도 그의 시선이 자신을 봤는지 확신은 없지만 적어도 이제 그녀는 그것이 이별임을 정확히 알고 있고 

그 행동으로 인해 그 이별이 자주적으로 성사됨을 만들어냈습니다. 

일본 영화 아사코
출처: 구글

료헤이는 오사카로 전근을 가게 되고, 그의 청혼을 받아들인 아사코는 함께 오사카의 새집으로 옮겨 행복한 신혼을 맞을 

예정입니다. 바쿠와 똑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자상하고 따뜻한 료헤이로 인해 다시 설레는 사랑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료헤이와 아사코 커플을 위해 친구들이 도쿄의 레스토랑에서 환송회를 열어줍니다. 

 

이제 관객은 편안한 마음으로 과거의 모든 일은 일단락되고 새 출발 하는 둘에게 건배를 제안합니다. 
운명적인 사랑은 개뿔! 둘이 행복하게 살면 되지…

오래도록 미련을 두었던 첫 번째 남자 바쿠와의 일도 완전히 씻어낸 듯했습니다. 

두 팔을 힘차게 흔들어 이별의 명확한 의식까지 치러냈으니까요. 

그러나 레스토랑에 바쿠가 나타나 아사코에게 손을 내밀면서 모든 것은 혼돈 속으로 빠져듭니다.
간신히 찾은 평화가 다시 예측이 안 되는 무질서란 놈이 등장합니다.
아사코는 과연 그 손을 잡을 것인가, 외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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