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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영화

토니 타키타니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원작 영화, 소개

by §№㏇☆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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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토니 타키타니 줄거리

태평양전쟁이 반발하기 직전, 토니 타키타니의 아버지 타키타니 쇼자부로는 사소한 문제로 인해 중국으로 

떠나게 됩니다. 참혹한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쇼자부로는 중국 상하이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맘 편히 트럼펫을 

연주며 보냅니다. 

전쟁이 끝나고 수상한 사내들과 얽히게 되면서 교도소에 수감되는데, 같이 투옥되었던 무리의 대부분은 제대로 된 

정식 재판 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1946년 봄 쇼자부로 혼자 살아 돌아옵니다. 돌아와 보니 자택은 대공습으로 불타 없어지고 가족들도 그때 모두 

사망했습니다. 홀로 남게 된 쇼자부로는 외가 쪽의 먼 친척과 결혼합니다. 이듬해 남자아이가 태어나는데 아이가 

태어난 지 3일 만에 아이의 엄마가 숨을 거둡니다.

 

출처: 구글

사이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미군 소령은 아내를 잃은 쇼자부로를 극진히 위로해 주며 자신의 이름 토니를 

아이에게 붙여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합니다. 쇼자부로는 앞으로는 미국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그로 인해 얻게 된 이국적인 서양식 이름 때문에 토니는 어린 시절부터 철저히 이방인으로서의 의도치 않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일본식 성에 미국식 이름을 덧붙인 그 별난 이름은 주인에게 고립의 운명 속으로 가둡니다.

아버지는 재즈 음률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떠돌아다녔고, 덕분에 홀로 남은 토니는 한 번도 고독하지 않은 

적이 없어 아이러니하게도 고독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외로움은 시나브로 그의 삶을 지배하고 있었고 혼자라는 

사실을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미숙하고 추하고 빈틈 있는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기계같이 정확한 것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토니는 자연스럽게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습니다. 메커니즘과 관련된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받아들였습니다. 사무실에 찾아온 출판사 

아르바이트 사원 에이코에게 한눈에 반한 토니 타키타니는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미지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단기간에 청혼하고 결혼에 성공한 그는 더 이상 고독으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고독하지 않은 것은 

그에게 있어 경험해보지 못한 매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다시 고독해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항상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즐거움과 다시 홀로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 사이에서 미묘한 간극의 

떨림을 맛보게 됩니다.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불안감에서 해방된 토니는 아내가 너무 많은 옷을 사는 것에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흠잡을 데 없는 현모양처이지만 병적으로 옷에 집착하는 에이코에게 토니가 쇼핑을 자제할 것을 권하면서 그들 사이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삶의 버팀목이 되었던 충동구매를 억누르면서 에이코는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던 정신적 균형이 깨어지고 맙니다. 필요 없어진 옷을 팔고 돌아오는 길에 에이코는 그녀의 그림자와 같은 옷만 남긴 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납니다.

에이코가 사라지고 다시 혼자가 된 토니는 멍하니 앉아 아내가 남긴 옷장을 바라보다가 너무도 아름다운 옷들이 마치 

그녀의 유령처럼 보여 괴로워합니다. 아내를 만나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외로움과 고독감이 토니를 에워쌉니다. 

토니는 결국 아내와 똑같은 치수를 가진 여성을 모집한다는 신문광고를 내고, 그 광고를 보고 한 여인이 찾아옵니다. 

토니 앞에 아내와 너무나도 닮은 히사코라는 여자가 나타나고, 아내의 죽음에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그는 

그녀에게 아내가 남긴 옷을 입고 생활하기를 부탁합니다. 히사코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이 가득한 에이코의 방에서 

죽은 그녀를 생각하다 갑자기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녀가 돌아가고 토니는 아내의 옷 방에서 아내가 남긴 옷을 보다가 

모든 것이 이 옷들 때문이라는 생각합니다. 히사코에게 전화해서 없었던 이야기로 하자고 하고는 아내의 옷을 모두 

팔아버립니다. 

아내가 죽은 지 2년 후, 아버지인 쇼자부로도 간암으로 죽습니다. 토니는 아버지가 남긴 재즈 음반도 모두 중고 레코드 

가게에 팔아 버립니다. 정말 혼자 남겨진 토니는 고독감 속에서 자살도 하지 못하고 아내와 닮은 히사코에게 같이 하자는 손을 내밀지도 못한 채, 아내의 텅 빈 옷 방에 홀로 되어 수감자처럼 살아갑니다. 텅 빈 아내의 드레스룸에 누워 있는 

토니에게 전쟁 중에 갇혀 지내던 아버지 쇼자부로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토니는 드레스룸에 누워, 이 방에서 울던 그 여자를 떠올립니다. 지우려 해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던 히사코에게 

전화하지만, 상대 쪽에서 전화를 받기 전에 끊어 버리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2. 총평

단편이지만 토니 타키타니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정수를 품고 있습니다. 필멸하는 존재의 운명, 전 우주를 뒤덮은 

고독, 그리고 항상 적정 습도 및 온도를 유지하는 고급 리조트 호텔의 공기와도 같은 문장. 미우라 섬에서 산 1달러짜리 

티셔츠에서 영감을 얻어 쓰게 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토니 타키타니를 영화적 문체로 옮기기 위해 

이치카와 감독은 정묘한 형식을 고안하였습니다.

인물과 사건들 사이에 거리를 두기 위한 차분한 목소리의 내레이터가 내레이션을 멈추면 극 중 인물들이 독백으로 

이어받습니다. 극 중 인물들은 이따금 자신을 3인칭 대명사로 지칭하면서 관찰자가 되기도 합니다. 스크린 안에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이 상징하듯 영화 속 경계는 모호합니다.

또 남녀 주인공 모두에게 1인 2역을 맡김으로써 최소한의 등장인물로 절제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차분하고 

설득력 있는 촬영법과 세련된 서정은 번잡한 일상에 가려 억압돼 있던 충동을 선명하게 드러내 주고, 부가적으로 

프린트를 탈색해 채색을 낮춰 청아하고 잔잔한 원작의 분위기를 옮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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